두모악
[제주일보 2005/01/25] ‘당신이 곧 기적입니다’...전시회 성황리 마쳐

'저는 3개월 된 아기를 몸 안에서 키우며 날마다 그 생명력을 느끼고 있습니다. (...) 작가님의
사진과 삶에서 생명에 대한 깊이와 평화를 다시 느껴봅니다. 당신이 곧 기적입니다.'

 

'열심히 살겠습니다. 이 젊은이에게 힘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젠 기도 제목을 한가지 늘려야겠습니다.
님의 아픈 몸을 위해서 하나님께 기도 드리겠습니다.'

 

제주 황홀경의 전령사 김영갑(48)이 지난 10~15일 서울갤러리에서 가졌던 '내가 본 이어도
1, 용눈이 오름' 전시회 방명록의 글귀들이다. 관람객들은 '작품에서 제주의 참 아름다움을 보고
평화와 희망을 만났다'며 말미에는 '쾌유를 빈다' '찾아 뵙겠다'는 말을 빠트리지 않았다.

 

김영갑은 투병으로 전시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대신 MBC가 얼마 전 그의 근황을 담아 제작한
프로그램을 전시장에서 방영해 관람객들의 궁금증을 다소나마 해소시켰다.

 

서울 전시를 직접 챙겼던 제자 박훈일씨(37)는 "하루 2000명 이상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았다"면서
"서울갤러리 이창원 관장이 '갤러리 개관이래 최다 관람객'이라고 밝힐 정도로 대성황을 이뤘다"고
전했다. 그는 "전시장 내에 늘 50명 이상 관람객이 머물렀다"며 "고두심씨를 비롯한 많은 유명인사도
방문했다"고 덧붙였다.

 

'내가 본 이어도 1, 용눈이 오름'이 지난 20일부터 갤러리 두모악 1전시실에서 이어지고 있다.
'용눈이 속살' 50여 점이 6월 30일까지 전시된다. 갤러리 하루 방문객 수는 평일 50여명,
주말 100여 명 가량. 지난 22일 두모악을 찾은 백정숙씨(45.경기도 분당)는 "작품에서 평화가
느껴진다"며 "이런 사진을 찍은 분이라면 맑은 영혼을 지녔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갑이 루게릭이란 병마에 맞선 지 7년째다. 그의 육신은  밥을 씹고 삼킬 힘이 없을 정도로
쇠약해졌지만 열정은 결코 식지 않았다. 올해 그는 출사 재개를 벼르며 하루하루에 충실하고 있다.

 

'쾌유하셔서 카메라 셔터 누르는 모습을 기원합니다.'(방명록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