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신문 2020/ 5/11] 제주, 결코 스쳐 지나갈 수 없는

김영갑 작가가 폐교를 직접 리모델링해서 만든 김영갑갤러리두모악에서는 그의 제주 사랑을 엿볼 수 있다
 
그 섬에 내가 있었네

슬슬 사람이 그리워진다.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두 곳을 찾았다. 김영갑갤러리두모악은 사진을 사랑하는 이들의 성지다. 김영갑 작가는 제주의 아름다움에 매료돼 제주에 정착해 평생을 살았다고. 들판의 당근이나 고구마로 허기를 달래며 밥 먹을 돈으로 필름을 샀다고 하니, 그가 담아낸 제주는 오롯이 그의 평생이다. 배고픈 줄도 모르고 사진에 열중하던 그는 어느 날 루게릭 병을 진단받는다. 이후 그는 폐교를 직접 리모델링해 미술관을 만드는 데 열중했다고 한다. 

갤러리는 작은 정원처럼 꾸며져 있다. 직접 현무암을 쌓아올린 담장은 소박하니 정겹다. 딱딱한 입장권 대신 오름 사진이 담긴 엽서를 받았다. 입구에서부터 커다란 선물을 받은 느낌이다. 갤러리에 전시된 사진들을 통해 그의 시각에서 제주를 본다. 제주에 대한 애정을 담아 포착해 낸 순간들은 가히 인상적이다. 잠시 머물렀다 떠나는 관광객들은 보지 못할 순간들을 그는 직접 살면서, 매일 오름을 오르면서 담고 또 담았다. 오름, 안개, 바람, 하늘, 그가 선사하는 제주의 풍경에 평온함과 왠지 모를 쓸쓸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