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하얀눈물님 | 날짜:2006-03-25
너무늦은 인연이 가슴아파서
사진작가 고 김영갑님에 대해서는 예전에 같은과를 다니던 학우을 통해 조금은 알수 있었다. 김영갑님과 각별히 친하고 사진에 미쳐서 반평생을 두모악에 살고 있다는 어렴풋한 이야길 들었었다. 무심하게 흘려버리고 김영갑이란 분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그러던 2004년 같은 과를 다니던 학우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 학우가 낸 수필집에서 김영갑님과 절친한 사이며 대단히 사진하나는 기막히게 잘찍고 엽서로 선물받았다라면서 인상적으로 쓴 글귀를 읽으면서 김영갑님의 대해 조금 생소함을 탈피할수 있었다. 간혹 신문에서도 두모악 갤러리가 소개되고 루게릭 병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것을 보곤 했지만 그외엔 아는 것이 없었다. 작년 어느 신문에서 루게릭병으로 5년동안 투병중이던 김영갑님이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읽었다. 안타까웠다. 김영갑님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져갈 올해에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지내다가 도서관에서 김영갑님의 글을 읽었다는 아는 언니의 소개로 이번에 두모악을 방문하게 되었다. 너무 늦은 인연이 가슴아팠다. 왜 이제야 왔을까 좀더 일찍 왔으면 그분의 생전모습이라도 볼수 있었을걸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갤러리입구를 들어서는 순간 제주의 옛모습을 느낄수 있는 아담한 정원과 갤러리 내에 사진들은 예술혼을 불어 넣어 주기에 모자람이 없었다.한예술가가 애쓰면서 20여년 흘린 혼을 우리는 감상이라는 고상한 말로 편한게 보는것같아 가슴이 아플뿐이었다. 글귀를 읽을때마다 하얀 눈물이 내마음속에서 흘러 내렸다. 화장실을 들렀는데 참으로 깨끗하게 만들어졌고 김영갑님이 아팠을때 그곳을 드나들기에 불편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어도를 훔쳐봤다는 이유로 루게릭이란 근육위축성이라는 병을 주신 신이 너무 얄밉기도 했다.좀더 우리들 가까이에 남아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너무도 컸다.
그분을 좀 알고 싶어서 의자사이로 그분이 찍었던 카메라며 서재를 볼수 있었다.
그리고 반센트 고흐처럼 20여년이상 홀로 고독을 속으로 삭이신 그분이 존경스러웠다.
인간으로서 가장 어렵고 고되고 외로운 길을 가신 김영갑 선생님.
당신이 있기에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는 아름다운 길위에 수선화 한송이 피울 희망을 얻습니다.
좀더 일찍 선생님을 알았더라면 작은 숨결이라도 옆에서 느끼고 싶건만 너무 일찍 가셨군요.
선생님이 쓰신 책" 그섬에 내가 있었네"라는 책을 읽고 하얀 눈물이 흘러 내리더군요.
곰팡이 피는 2평도 안되는 방에서 기침소리와 먹지도 못하는 초라한 모습으로 생을 견디신
선생님의 체취가 책속에서 너무 강하게 나의 심금을 울리더군요.
예술혼으로 우리들 마음에 영원히 남아있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영원히 우리들 주위에서 환한 웃음으로 좋은 세상 펼쳐 주시길 바랍니다.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