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청재설헌님 | 날짜:2006-03-30
오름과 오름 사이에는 여전히 그의 길이.
벚꽃이 난분분한 이 봄이 서러운 것은
흔적만 남기고 떠난 인연 때문이라지요.
오름과 오름 사이에는 꽁지머리 바람에 날리며
오로지 한 생각으로 서 있던 건장한 사내가 있었지요.
이제 그가 떠나고 일년이 되어갑니다.
갤러리 마른 나뭇가지에 새싹이 돋고
돌 틈엔 돌단풍 하얀꽃이 곱기만 합니다.
꽉 차 있어도 허전하기만 한 것은
흔적만으로 그를 만나야 하는 아쉬움이겠지요.
사진
카메라
돌과 뒤틀린 나무들
알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가 떠나고 그의 흔적은 영혼의 울림으로 남아 있다는 것을.
여전히 오름과 오름 사이에서 그의 길을 만나고 있다는 것을.